- 주소 : Bockenheimer Landstraße 134-138, 60325 Frankfurt am Main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S반(S8, S9)을 타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내려 U4로 갈아탄 뒤 Bockenheimer Warte 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위치함)
- 운영시간 : 평일 오전 8시 30분 ~ 오후 9시 30분, 주말 오전 10시 ~ 오후 6시
- 열람실 무료 이용 가능, 화장실 무료 이용 가능, 와이파이 이용 불가능
프랑크푸르트 대학교, 또는 괴테 대학교라고 불리는 이 대학교의 정식 명칭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대학교이다. 프랑크푸르트 시내 중심가의 북쪽에 위치한 이 대학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법학, 의학 등 여러 학부를 가지고 있고 각 학부마다 별개의 도서관을 가지고 있다. 이왕이면 구경도 할 겸 대학교 내에 위치한 학부 도서관을 가고 싶었으나 학부 도서관은 괴테 대학교 학생에게 주어지는 괴테 카드가 있거나 사전에 등록 절차를 거쳐 도서관 카드를 발급받은 사람만 갈 수 있다. 게다가 지금 찾아보니 내년 7월까지는 도서관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 다행히도 대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중앙 도서관은 개방되어 운영 중이었다.
도서관은 3층 건물이며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 가방을 맡길 필요 없이 1층의 안내 데스크를 지나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면 위의 사진처럼 독특한 구조의 열람실이 있다. 마치 기숙사 4인실에 쓰이는 위에 침대가 붙어 있는 책상의 모습인데 여기는 계단을 올라가면 침대 대신에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이 또 있다. 오픈하고 1시간 정도 지난 무렵에 도착했는데도 1층의 좌석에는 사람이 많이 있어 나는 사진에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계단을 올라가면 위의 사진과 같은 좌석들이 있다. 의자 자체는 공부하기에 좋은 의자는 아니다. 등받이가 너무 멀어서 책을 읽거나 간단히 글을 쓸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높은 곳(?)에 있고 사람도 없다 보니 여유를 만끽하기에는 좋았다. 이 곳에 앉아 천천히 책 <싯다르타>를 읽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적어 보았다. 참고로 맨 위에 적은 것처럼 이곳은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할 수 없다. 이 대학의 학생이거나 미리 사전에 등록한 사람만 이용 가능하다고 한다.
이상하게도 내가 갔던 외국의 도서관들은 모두 정수기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서관 뿐만 아니라 어디를 가도 대부분 정수기가 있어서 물을 가지고 다닐 필요를 못 느끼는데 외국, 특히 유럽은 여행 중 물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필수다. 500ml도 부족하고 1L는 되어야 한다. 나도 깜빡하고 물을 가져오지 않아 잠깐 밖으로 나가 근처의 REWE에 들러 물을 사서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2층을 구경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층으로 가니 널찍한 열람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다 여기에 있었나 보다. 나도 가져온 물을 마시고 (물만 반입 가능) 자리에 앉아 책을 좀 더 읽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중학생 때부터 다니기 시작한 도서관은 내겐 늘 애증의 장소였다. 학교 도서관부터 기숙사 도서관, 각종 시립, 구립 도서관과 널찍한 책상부터 칸막이가 있는 책상, 어두컴컴한 독서실 책상까지 온갖 장소와 온갖 책상에서 공부를 했다. 그 곳에서 나는 거의 모든 시간 혼자였다. 하기 싫은 공부를 꾸역꾸역 하면서 나의 의지를 매번 시험해야 했고, 외로움과 슬픔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속에 수줍게 피어나는 기쁨과 환희를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힘들었던 기억이 많아서일까. 대입과 취업이 끝나고 성인이 되어 종종 가게 되는 도서관에서 나는 내가 마치 '시간의 사치'를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과 몇 년 만에 상황이 180도 달라져 이제는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싶은 만큼 읽을 수 있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은 만큼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사실이 감사하면서도 아직도 잘 믿기지 않는다. 여전히 내 몸의 관성은 도서관에 들어가면 집중을 해서 참고서를 읽고 문제를 풀어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데에서 오는 일종의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아마 나는 이런 즐거움과 시간의 사치를 누리고자 도서관에 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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