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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바르셀로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도서관 (Biblioteca Gabriel García Márquez)

by Ditmars 2025. 4. 11.

도서관 전경

  • 주소 : Plaça Carmen Balcells Segalà, 1, 08020 Barcelona (지하철역 Sant Marti 역 근처에 있다. 나는 호텔에서부터 공유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갔는데 약 30분 정도 걸렸다. 바르셀로나 시내는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 자전거 타고 다니기 좋다.)
  • 운영시간 : 매일 오전 9시 30분 ~ 오후 8시 30분 (요일별로 상이함)
  • 열람실 무료 이용 가능, 화장실 무료 이용 가능, 와이파이 사용 불가능

 

도서관 외관

 

 여러 책이 쌓여 있는 책꽂이를 닮은 이 도서관은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이름을 따서 건립되었다. <백년의 고독>, <콜레라 시대의 사랑>, <썩은 잎>, <족장의 가을> 등의 대표작을 남긴 그는 1927년 콜럼비아에서 태어났다. 마술적 사실주의(magical realism)의 기법을 이용해 중남미의 역사와 사회 비판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유명한 그는 생전 카탈루냐 지방에 7년 정도 머문 적이 있었는데 이를 기념하여 도서관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 도서관은 2023년 8월에 국제도서관협회(IFLA)로부터 세계 최고의 도서관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도서관 내부

 

 총 6층으로 되어 있는 이 도서관은 가운에 설치된 계단으로 오르내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게다가 외관과 내부 모두 나무 소재로 건축되어 있어 도서관 안에 있다 보면 마치 내가 큰 나무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층별로 인테리어도 다르고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도 달라 매번 다른 도서관에 있는 느낌이라 여러 층을 옮겨 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역시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인가... 도서관 하나도 대충 짓지 않는다.

 

도서관 내부

 

 도서관 전경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도서관 주변으로 잎이 울창하고 커다란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다. 그래서 도서관 통창으로 내리쬐는 햇살과 푸른 나뭇잎들이 보인다. 이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모습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책도 곧 나무다. 책과 나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건물의 외관은 큰 책꽂이처럼 만들고 내부는 커다란 나무 안에 있는 것처럼 디자인하고 그 안을 채우는 건 한 때 나무였던 수만 권의 책들이라니. 도서관의 진정한 주인인 책들을 위한 최고의 공간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나무가 내어준 공간에 잠시 머물다 왔다.

 

도서관 바깥

 

 도서관을 나와 집으로 가려는데 도서관 바로 앞에 있는 신호등이 독특해서 사진을 찍었다. 예전에 독일 여행할 때 베를린에서 친구가 신호등을 가리키며 암펠만(AMPELLMAN)을 알려줬는데 그것과 비슷한 것인가? 집에 와서 찾아보니 여기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신호등에 나타난 캐릭터는 바로 우리나라에서는 모타델로와 필레몬으로 알려진 Mort & Phil 만화의 주인공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란다. 알고 보니 그 만화를 그린 작가인 카탈루냐 출신의 프란시스코 이바녜즈(Francisco Ibáñez)가 2023년 7월에 세상을 떠난 것을 기념해서 만든 신호등이라고 한다. 바르셀로나에 총 4개를 설치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 도서관 앞에 설치되어 있었고 우연히 나는 그것을 보게 된 것이었다. 여러모로 재밌는 사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 도서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