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소 : 5 Bishan Pl, #01-01, 싱가포르 (Bishan 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있음)
- 운영시간 : 매일 오전 10시 ~ 오후 9시
- 열람실 무료 이용 가능, 화장실 무료 이용 가능, 와이파이 사용 불가능
독특한 외관을 가진 이 도서관은 2006년 9월에 개관했다. 개관 후 바로 다음 해인 2007년에 싱가포르 디자인 부문 대통령 우수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국제건축상을 수상했다. 도서관은 전체적으로 나무로 만든 집을 형상화했으며 건물 바깥으로 튀어나온 알록달록한 16개의 공간은 조용하게 책을 읽고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능하게끔 디자인했다고 한다. 도서관은 총 5층으로 되어 있으며 각 층마다 분야별 책들과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특히 1층에는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커피와 간식을 판매하는 카페가 있다. Bishan 역에서 내리면 역 앞에 위치한 재래시장에서 두리안 냄새가 솔솔 풍기기 시작하는데 그 냄새를 따라 걷다 보면 쉽게 도서관을 찾을 수 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곳이 바로 바깥에서 봤을 때 초록색으로 튀어나온 공간이다. 도서관 내 설명에 따르면 조용한 사색을 위한 장소로 쓰인다고 되어 있긴 한데 생긴 걸로 보건대 조용하긴 하겠지만 오래 사색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래도 자칫 따분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도서관에 이렇게 작은 공간으로나마 변화를 준 건 무척 좋아 보였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 뭐랄까 가끔 잠깐이라도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주로 도서관 바깥의 벤치에 혼자 앉아 있거나 매점 한 구석 의자에 앉아 있곤 했는데 그럴 때 저 공간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면 꽤 괜찮겠다 싶었다. 아니 어쩌면 앉아서 보이는 게 벽 밖에 없어서 더 답답하게 느껴지려나...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된 천장, 이리 저리 어질러져있는 에어컨 배관, 브라운관 TV의 깨진 픽셀 같은 바닥 카펫, 통일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책상과 의자들. 여유로운 좌석을 찾아 4층까지 올라간 뒤 좌석에 앉아 도서관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더 엉망 같아 어이없는 웃음이 났다. 난해한 현대미술을 표현한 것만 같은 공간 속에서 나는 집중하지 못하고 책을 보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고 가만히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끈적거리고 미지근했다. 천장으로 보이는 어마무시한 에어컨 배관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흡사 여기가 냉장고라도 되는 것처럼 위에서부터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쏟아져야만 할 것 같은데 애석하게도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오래 있지는 못하고 밖으로 나가 다시 두리안 냄새를 맡으며 역으로 돌아갔다. 호텔로 돌아가는 지하철을 타기 전 개찰구 바로 앞에 있는 토스트 가게에서 토스트를 먹었다. 시원한 가게 안에서 먹는 토스트는 바삭하고 달콤했다.
'도서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라하 시립 도서관 (Municipal Library of Prague) (3) | 2025.05.15 |
---|---|
바르셀로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도서관 (Biblioteca Gabriel García Márquez) (5) | 2025.04.11 |
파리 리슐리외 도서관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 (BnF) Richelieu) (0) | 2025.03.28 |
바르셀로나 대학교 CRAI 도서관 (CRAI Biblioteca de la Universitat de Barcelona UB) (0) | 2024.10.31 |
싱가포르 오차드 도서관 (Singapore Library@Orchard) (5) | 2024.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