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 말은 저에게라기보다 엄마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을 거예요. 그래요.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어떤 말을 남에게 하고 살지요.
<p.38>
행복감의 토로를 후회처럼 말하는 능력이 인아에게는 있었다. 그럴 때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면 마치 과분한 행운을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어서 서진은 늘 헷갈리곤 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는 "여기 안 왔어야 하는데..."라고 말하고 서진이 왜냐고 물으면 "지나간 날들이 더 끔찍하게 느껴지니까"라고 답하는 사람이었다.
<p.88>
김영하 작가의 단편집이다. 총 7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참신한 소재가 좋았고 빠른 전개 덕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오직 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유독 아꼈던 아빠와의 관계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삶 속에 엉킨 채 유지되고 서로를 구속하는 관계가 되어버린 둘째 딸 현주의 이야기이다.
<아이를 찾습니다>는 세 살의 아이를 유괴당한 한 부부가 십여 년이 지난 뒤 아이를 찾게 되지만 그들은 마치 남처럼 서로가 낯설다. 지금껏 아이를 찾는 것 외에 모든 삶은 포기했던 아빠와 그 사이 조현병에 걸려 미쳐버린 엄마 그리고 그 둘 사이에 낯설어진 아이, 이렇게 세 가족의 이야기이다.
<인생의 원점>은 폭력적인 남편과 결혼한 오랜 친구 인영과 외도를 하는 서진의 이야기이다. 서진은 그녀를 그곳에서 구출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인영은 사채업자인 또 다른 남자와 외도를 하고 있었고 결국 그가 인영의 남편을 죽이고 인영을 구출하면서 서진은 그들의 범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 된다.
<옥수수와 나>는 한 작가가 출판사 사장이 살던 뉴욕의 집에서 집필활동을 시작한다. 그 와중 사장과 별거 중이던 아내와 외도를 하게 되고 사장은 미리 계획했다는 듯이 뉴욕의 집에 들이닥쳐 그 둘에게 권총을 들이미는 이야기이다.
<슈트>는 자신의 아버지가 뉴욕에서 죽었으니 유골을 가져가라는 메일을 받고 뉴욕 플러싱의 어느 집에 방문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아버지와 2년 간 동거를 했던 한 흑인 여성과 그가 남긴 슈트, 그리고 자신도 그 메일을 받았다는 또 다른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최은지와 박인수>는 최은지라는 미혼의 회사 직원이 임신을 하게 되면서 사내에 자신과의 불륜설이 퍼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신의 장난>은 취업을 준비하던 남자 둘, 여자 둘은 어떤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다. 그들은 입사 전형의 일환으로 방탈출게임을 하게 되는데 사실 그곳은 탈출이 불가능한 방이었고 자신들은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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