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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런던 영국 국립 도서관 (The British Library)

by Ditmars 2026. 1. 27.

도서관 전경

  • 주소 : 96 Euston Rd., London NW1 2DB (King's Cross 역 바로 옆에 위치)
  • 운영시간 : 매일 오전 9시 30분 ~ 오후 8시, 주말은 상이함
  • 열람실 이용 시 Reader Pass를 미리 발급받아야 한다. (무료) 화장실 무료 이용 가능, 와이파이 무료 이용 가능

 

도서관 입구

 

 우리가 흔히 부르는 대영박물관의 원래 이름은 'The British Museum'이다. 위대하다는 의미의 'Great' 단어가 들어있지는 않지만 예전부터 그렇게 불러왔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이 도서관도 대영도서관이라고 불러야 한다. 실제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대영도서관이 공식 명칭처럼 쓰이는 것 같기도 한데 나는 그냥 영국 국립 도서관으로 칭하기로 정했다. 참고로 구글 맵에는 더 심플하게 '영국 도서관'으로만 표기되어 있다.

 

 이른 아침 버스를 타고 유스턴Euston 정거장에 내려서 5분 정도 걸었을까. 저 멀리 파란 하늘 아래 주황빛의 큰 건물이 보였다. 햇빛을 받은 도서관 건물은 주황색 벽돌의 색이 더 두드러져 솔직히 처음에는 건물이 왜 이렇게 중국풍인지, 북경의 천안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 내부의 넓은 광장을 지나 입구를 향해 가는데 마찬가지로 벽돌로 이루어진 바닥이 무척 미끄러워서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곳곳에 이른 아침 서리가 끼면 바닥이 매우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고 이미 익숙한 듯 매우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도서관 내부

 

 겉으로 보이는 모습처럼 도서관 내부는 어마무시하게 컸다. 몇 년 전 처음으로 대영박물관에 들어갔을 때도 그 내부의 크기에 놀랐는데 이 곳도 여기가 도서관인지 박물관인지 모를 정도로 넓고 복잡했다. 도서관의 구조는 가운데에 멋지고 높은 사각형 모양의 책장 장식물을 둘러싼 ㄷ자 형태이다. 0층부터 3층까지 총 4층의 건물이고 0층에는 짐을 보관하는 라커를 비롯하여 Reader Pass 등록 등 행정 절차를 위한 방들이 있고 1층부터 3층까지 열람실과 자료실 등이 층마다 여러 개가 있다.

 

열람실 입구

 

 열람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리더 패스(Reader Pass)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패스가 없어도 도서관 층마다 카페도 있고 곳곳에 앉을 수 있는 책상을 많이 배치해 놔서 도서관 구경만 하고 잠시 앉아 있다 올 거라면 굳이 발급받을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리더 패스를 발급받고 싶다면 꼭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다. 여권과 영문 주소가 적힌 신분증 혹은 증명서이다. 나는 여권만 가져가서 주소를 증명하느라 애를 먹었다.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에 있는 한글 주소는 안 된다고 해서 고민고민 하다가 겨우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영문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아 보여줬다. 참고로 리더 패스 발급은 무료이고 1년간 유효하다. 이후 노트북과 책을 제외한 나머지 짐을 보관함에 넣은 뒤에 열람실 입구에서 리더 패스를 태그하고 들어가면 된다. 각 층마다 다양한 분야의 열람실이 있는데 내부는 대부분 비슷하다. 나는 2층에 있는 인문학 서적 열람실에서 책을 읽었다. 

 

카페테리아

 

 책을 읽고 글을 쓰던 중 슬슬 출출해지기에 집으로 가는 길에 식당에 들러서 밥을 먹을지 아니면 뭔가를 사갈지 고민을 하던 중 도서관 내에 카페테리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로 치면 마치 학생식당처럼 '오늘의 점심' 메뉴를 꽤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길래 여기서 먹기로 했다. 밥을 받는 방식도 학식과 비슷했다. 일렬로 줄을 서서 밥/면 중에 골라 담고, 닭고기/양고기 중에 골라 담고, 마지막으로 야채 볶음을 담으면 그걸로 한 끼 메뉴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추가 금액을 지불하면 스프와 빵,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 등을 고를 수 있는데 나는 뭔가 따뜻한 음식이 먹고 싶어 오늘의 수프를 추가했다. 맛은 괜찮은 편이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평범한 밥에 탄두리 치킨 같은 닭고기와 캐러멜라이즈 된 양파 조합이 좋았고 수프가 입천장을 데일 정도로 뜨거웠는데 그래서 오히려 좋았다.

 

오늘의 메뉴

 

중학생 때 주말이면 가끔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동네 시립 도서관에 갔다. 공부하러 가자고 말은 했지만 가서 한시간도 앉아 있지 못하고 밖에서 농구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근처 롯데리아에 가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 먹곤 했는데 그때 도서관에도 지하에 작은 매점과 식당이 있어서 점심을 라면과 김밥으로 먹었던 기억이 났다. 열람실의 사람들 냄새, 책 냄새, 지하에서 풍겨오는 은은한 밥냄새 등이 섞여 만들어내는 독특한 도서관 냄새가 있었는데 우리나라로부터 14시간 떨어진 영국 런던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