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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가 돌아왔다 > 김영하, 2004

by Ditmars 2021. 8. 18.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2004

 

 남자들은 어수룩하여 쉽게 모든 것을 들키고 만다. 영악한 여자들은 그걸 눈감아주는 댓가로 많은 것을 얻는다.

<너를 사랑하고도, p.106>

 

 "얘기 너무 좋아하지 마. 너무 그럴듯하면 일단 의심해봐야 돼. 진짜는 어딘가 어설프다구. 아귀가 딱딱 맞으면 십중팔구 소설이거나 사기야."

<보물선,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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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단편소설집이다.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자유롭게 상상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창작은 잘하고 싶다거나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재미가 없거나 소재가 떠오르지 않는 듯하다.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잘하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필사의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도 있다. 공부도 그러할 것이고 취업 준비라던지 운동 같은 일 말이다. 답과 방법이 정해져 있는 일들은 힘을 들여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창작, 예술 등의 활동은 힘을 들이는 순간 자유로움과 재미가 사라진다.

 

 그래서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은 나는 창작에 별로 소질이 없는 것 같다. 방법만 안다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은 일에는 영 자신이 없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주입식 교육의 산물이자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창작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다. 어떻게 저렇게 남의 시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재미있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을까,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그들의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을 언젠가 나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어쩌면 이 글쓰기에서부터 나는 힘을 빼는 노력을 기울여봐야겠다.